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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연 회장. 이건 절대 아니거든요’
기사 작성일 : 10-10-08 18:00



시절도 계절도 수상하다. 주야장창 더위와 폭우, 태풍이 기승을 부리더니 가을의 정취와 풍성함을 피부에 체 느끼기도 전에 초겨울로 접어든 느낌을 주고 있다.
 축구계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월드컵 16강과 국제대회 등에서 남‧여 청소년들의 쾌거가 국민들에게 기쁨과 환희를 안겨주고 축구인들에게도 남다른 자부심을 느끼게 하더니 느닷없이 불거진 정관 개정으로 축구계 정서와 분위기는 서늘함을 느낄 정도로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대축 이사회(의장 조중연)가 대의원 총회에 상정한 개정안은 지난 박정희 독재정권의 10월 유신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악명 높았던 유신 정권도 대의를 행사하는 대의원 자체를 차등화 하겠다는 발상을 드러낸 적이 없고, 체육관에 몰아넣고 선거를 치르긴 했으나 대의 행사는 1인1표로 철저하게 한정했다.
 사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치르는 각종 선거는 민의를 담아내는 잔치이자 민주적인 절차의 결정체다. 하지만 일부 정치학자들은 다수결 원칙에 반기를 들기는 주저하지 않는다. 과연 다수결이 민의를 제대로 담아내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와 단체들은 다수결을 채택하고 있고 조중연 회장 역시 다수결의 수혜자가 됐다.
 지난 선거에는 중앙대의원을 포함한 대의원 28명이 대의를 행사했다. 중앙대의원 5명의 자격이 논란을 불러오긴 했으나 허승표 후보는 패배를 인정하고 결과에 승복했다.
 대축 이사회는 지난 29일 중앙대의원제를 폐지했다. 이 제도가 철폐되기까지 사회적 논란과 축구인들의 반발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사실 공정함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고 일제의 잔재인 중앙대의원제를 폐지하기로 한 것은 썩 잘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사회는 중앙대의원제를 폐지해놓고서는 막상 축구인들의 정서에 어깃장을 놓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특정 연맹 등에 대의원들을 몰아주겠다는 발상이 바로 그것이다. 근거도 없고 명분도 찾기가 쉽지 않으며 굳이 이해하기로 애를 써 본다면 좀 더 많은 인사들에게 대의를 수행하는 행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억지춘향식의 논리를 동원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는 21일에 개최 될 총회에서 어떤 결론이 도출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개정안은 벌써부터 크고 작은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앙대의원제 보다 더 치졸한 발상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하며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대축 산하단체 7개 연맹과 가맹단체 16개 시 도 협회장 상당수는 치열한 경선을 거쳐 회장에 당선됐다. 전국에서 12개 시 도 협회장들은 소위 박 터지는 치열한 경선을 거쳤다. 7개 연맹 중 2개 연맹도 박빙의 경선 과정을 거치거나 심각한 내부 홍역을 치러야 했다.
 이사회가 총회에 상정한 개정안에는 치열한 경선을 거쳐 당선된 회장들에 대한 배려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선출직에 보장되어야 할 권한도 노골적으로 침해하고 있다. 대축이 고수해왔던 1단체 1대의원 배정 방식도 철저하게 무시되고 있다.
 특정 연맹에 다수 대의원을 몰아주겠다고 나선 것이 그 증거 중 하나다. 선출직 회장과 임명직 임원이 동등하게 대의를 행사 할 수밖에 없다는 대목은 큰 오류를 자초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쉬운 길을 놔두고 굳이 선출직으로 나설 인사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더구나 존중받아야 할 선출직의 명예를 침범해놓고 대축이 얻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하며 대축 내부에서 이 개정안을 기획한 인사가 누구인지 궁금하다. 개정안은 일차 방정식의 관점에서 봐도 무리수라는 판단이 앞서고 7개 연맹과 16개 시 도 협회장 등 총 23명의 당연직 대의원들의 위상과 체면을 이토록 심각하게 손상시켜놓고 도대체 어떤 계산법으로 차기 선거에서 승산의 수치를 맞추겠다는 것인지 강력한 의문이 제기된다.
 결국 선거는 수 싸움이다. 다수의 지지표를 얻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 선거의 결과이자 철칙이라고 한다면 유권자 다수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패배를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는 이적 행위가  아닐까.
 더구나 조 회장 취임 이후 한국축구는 제2의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고 할 정도로 남. 여 전사들이 세계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다. 매사가 승승장구 일색이며 긍정적인 흐름이 분명하다. 일부에서는 ‘조중연 회장이 천운을 타고 났다’ 면서 시샘을 할 정도로 한국축구는 국제무대 등에서 연전연승의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상 이치란 것이 무리수를 두다보면 또 하나의 무리수를 불러오기 십상이다. 현재의 한국축구 내. 외부의 긍정적인 분위기와 좋은 흐름을 유지한다면 차기 선거에서 대축 로고가  새겨진 호랑이 깃발만 꼽는다고 해도 승리 할 수 있는 분위기로 판단되며 구태여 무리수를 두지 않아도 될 긍정적인 분명한 흐름인데도 자충수를 두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시 도 협회와 연맹 회장 등은 선거에서 당선되는 즉시 당연직 대의원을 맡 게 된다. 대의원으로서 가장 중대한 고유 업무를 꼽자면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한 표를 행사하는 행위가 아닐까 싶다. 사실로 대부분의 체육 단체들은 1단체 1대의원제를 고수해왔고 대축도 예외는 아니며 수십 년간 지켜온 불문율이다. 대축이 그런 전통을 깨고 특정 연맹에 다수의 대의원을 몰아주려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판단이며 쉽게 판단할 사안은 더더욱 아닌 것 같다.
 조 회장 역시 박 터지는 치열한 경선을 거쳐 대축 회장직에 입성한 선출직 회장으로서  선출직이 아니면서도 대의를 행사할 수 있는 대의원을 제조(?) 해내겠다는 발상을 했다는  것은 자기 부정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시 도 협회와 각 연맹 등에서 회장이 된다는 것은 매우 험난한 여정이다. 돈과 시간을 물 쓰듯 해야 하며 산전수전에 더해 공중전까지 겪어내야 입성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 더구나 대축이 이런 갖가지 고행 끝에 입성한 회장들을 기분 잡치게 할 필요가 무엇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선출직 회장으로서의 위상과 신분 추락은 접어두자고 해도 임명직 임원들과 동등하게 대의를 행사하는 것을 곱게 볼 선출직 인사는 거의 드물다.
 이 사안과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으나 조 회장의 측근으로 부터 전해들은 인사의 철칙이 문득 떠오른다. 조 회장은 3가지 인사 원칙을 정해 놓고 준수하려고 애를 쓴다는 것이다.
 첫째. 과잉충성을 하는 인사를 조심한다는 것. 둘째. 양다리를 걸치는 자를 절대 믿지 않는다는 것. 세번째. 내부의 적을 철저하게 가려내야 한다는 점 등이다.
 다 옳고 다 맞는 말이다. 한국 축구를 위해서도 이런 인사 철학을 조 회장이 갖고 있다는 것이 퍽 다행스럽다는 생각까지 든다. 특히 ‘과잉충성을 일삼는 자를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는 대목에 도달해서는 안도감이 느껴지면서도 의문과 걱정이 앞선다.
 혹시 파문을 자초하고 있는 정관 개정안이 그런 성향의 인사들의 만든 과잉충성의 산증거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바로 그것이다.

김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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