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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수비, 일본, 공격서 아쉬움 남겨
기사 작성일 : 10-10-22 10:19



대축 기술위원이며 대학연맹 기술이사를 맡고 있는 강영철(52) 성균관대학교 감독이 지난 10월12일 열렸던 한. 일전의 경기를 분석했다. 강영철 감독은 17년 간 일본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으며, 지난 94년부터 성균관대학교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제통이며 세계 축구의 흐름을 꿰뚫고 있는 재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편집자 주)

 조광래 감독의 A매치 세 번째 경기이자 올 해 세 번째 한·일전이 많은 관중들의 기대와 열광 속에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올 해들어 두 차례 치러졌던 한·일전은 경기 결과나 내용 면에서 일본을 압도하며 2연승을 거뒀던 만큼 세 번째 경기는 양 팀이 절대 양보 할 수 없는 경기였다.

일본은 오카다 감독시절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연패를 당했으나 남아공월드컵에서 기대이상의 내용으로 16강을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일본 축구협회는 파격적으로 자케로니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일본은 강호 아르헨티나를 홈으로 불러들여 1 : 0 짜릿한 승리를 거뒀으며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숙적 한국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기존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하여 4 - 1 - 4 - 1 전술로 나섰고 일본은 4 - 2 - 3 - 1전술로 한국에 맞섰다. 한국이 새롭게 들고 나온 4 - 1 - 4 - 1 전술은 남아공월드컵에서 코트디부아르와 온두라스가 사용한 전술로 강한 상대와 맞설 경우 수비강화를 목적으로 사용한 전술이었으나 두 팀 모두 기동력과 조직력의 부조화로 기술축구를 제압하지 못한 실패한 전술로 기억된다.

한국의 포백은 왼쪽 이영표를 시작으로 이정수와 홍정호 우측엔 최효진을 포진시켰다. 또한 포 리베로는 조용형을 축으로 윤빛가람과 신형민이 중앙을 맡았고 좌·우 측에 최성국과 이청용을 원톱에는 박주영을 배치했다.

일본은 아르헨티나전에서 공격의 선봉장으로 나섰던 모리모도를 마에다와 전격 교체하고 우치다를 고마노.  골키퍼에는 가와시마를 니시가와로 바꾸며 경기에 나섰다.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미드필더 주도권 싸움이 치열했다. 특히 한국은 강한 투지를 바탕으로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으며 이것은 일본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목이다.

그 특징은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어필했다. 전반 3분 만에 투지에 불타는 이청용과 일본의 고마노가 공중 볼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고마노가 우치노와 교체되는 상황이 벌어질 정도로 격렬한 주도권 싸움이 펼쳐졌다.

하지만 일본은 동요하지 않고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리한 여세를 몰아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경기 주도권을 잡아가기 시작하는 효과를 거뒀다.

전반15분. 일본은 원투터치 패스로 한국의 압박을 빠져나온 마쯔이가 한국 우측 사이드를 무너뜨리고 중앙을 향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으나 이 공을 홍정호가 걷어내며 한국은 위기를 모면했으나 이 시간 이후 일본의 공격은 가일층 기세를 더했고 뜨거워졌다.
 
반면 한국은 홈경기에서 상대에 주도권을 내주고 수세에 몰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그 이유는 중반 압박의 강도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이 상황은 한국이 일본과 차이를 보인 점이기도 하지만 일본은 강한 압박을 받는 상태에서 수적으로 불리하면서도 순간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내거나 좁은 공간을 해쳐나가는 능력과 빠른 짧은 패스에 의한 콤비플레이가 다소 앞섰다.

한국은 포 리베로인 조용형과 중앙 미드필더인 신형민이 일본의 강력한 압박속에서 간결하고 빠르게 연결해 나가는 패스 플레이에 익숙하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잦은 패스 미스와 중원 완급 조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공격의 템포가 다소 늦거나 무리한 횡 패스와 백패스에 의한 플레이로 인해 수비에서 롱 킥으로 공격과 연결하는 부진에 빠지게 됐다.

한국의 압박은 전체적으로 통일성이 부족해 공간을 장악하지 못했다. 양 사이드 등에서 공 소유자에 대한 압박이 동시에 연동적으로 실행되려면 공간을 빠르게 좁혀야 하는데 제1 DF의 어프로치와 제2 DF간의 유기적인 대처가 소홀했고, 수비수의 거리가 너무 멀거나 수비수의 움직임이 정적이다 보니 순간적으로 형성된 공간을 상대에게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한국 수비진은 창조적인 패스능력이 출중한 혼다의 공격플레이를 제대로 막지 못했고, 혼다를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가동되는 일본의 공격 전술에 우왕좌왕하거나 수동적인 수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좌우 측면의 마쓰이 다이스케와 가가와 신지는 빠른 돌파에 이어 위협적인 크로스로 문전의 마에다에게 연결, 지속적으로 한국의 골문을 두드리면서 한국의 공격리듬과 수비리듬이 동시에 철저하게 파괴되는 난감한 경우를 자초했다.
 
전반 26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혼다가 기습적으로 날린 반 박자 빠른 슈팅은 GK정성룡의 펀칭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한국도 전반31분. 프리킥 상황에서 공을 받은 최성국이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자신의 장기인 개인 드리블로 돌파하며 기습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 골포스트 옆을 지나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전에 들어가면서 모든 선수들이 좀 더 빠르게 공에 접근하거나 크게 전환하는 사이드공격이 절실해보였다. 조광래 감독은 기성용을 기용했고 기성용은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과감한 드리블 돌파와 여유 있는 볼 키핑으로 윤빛가람과의 콤비플레이를 시도하면서 일본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일본은 전반전에 지나치게 체력을 소모하면서 후반에는 수비에 치중하면서 혼다를 중심으로 속공을 노렸다. 특히 체력이 우수한 하세베의 2선 드리블 침투 공격으로 득점 찬스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후반13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얻은 기성용의 프리킥을 헤딩 경합 끝에 공이 튀어나오자 박주영이 헤딩슛을 날렸고, 후반18분에는 중원에서 스크린플레이로 일본의 마크를 따돌리며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 일본 GK니시카와의 손에 걸려 득점하지 못했다.

후반20분. 한국은 최성국과 염기훈을 교체 투입하며 공격력 배가를 시도했으나 조커역할을 기대한 조광래 감독에 부응하지 못해 후반36분 유병수와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교체 직전에 좌측 사이드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주영이 득점했더라면 교체되지 않았을 것이고 전세도 크게 달라졌을 것이 분명하다.

후반전은 한국이 우세한 경기 내용을 보이면서 득점 찬스도 만들었고 전반 보다 향상된 경기 내용을 보여주긴 했으나 홈에서 일본의 기세를 꺾는 압도적인 경기는 보여주지 못했고 오히려 후반전에는 일본의 날카로운 기습 공격에 시달렸다.

사실 조광래 감독은 짧은 기간에 조직력을 전술화 하고 또 완성하기에는 어려움이 많겠으나 시급하게 교정해야 할 문제점을 남긴 것도 부인 할 수 없다. 특히 일본의 강한 압박 시, 수비 진영에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볼 처리가 지나치게 늦어지거나 잦은 패스 미스로 인해 주도권을 자주 상실하는 아쉬운 면모를 드러냈다.

일본은 감독 교체 이후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완숙한 압박 축구를 구사했다는 점이 눈에 두드러졌으나 골 결정력의 난제 부분에서는 한국보다 더 심각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일본대표팀이 자케로니 감독 취임 이후 크게 달라진 특징을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1) Transition - 수비에서 공격으로, 또 공격에서 수비로의 전환이 매우 빠르게 변화됐고 특히 공격진의 성실한 수비참여와 역할이 전체적인 팀 조직 력과 수비력이 강화됐으며 공격에 실패한 이후 상대 공격수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능동적으로 수행하고 있었으며,

2) 경기에서 패스 횟수와 공 소유 시간과 경기 주도권이 크게 강화됐고,

3) 최종 공격수 혼다를 중심으로 유기적인 공격 전술의 완성도가 매우 높아졌다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한·일전은 한국 팀에게도 많은 과제를 남겼다. 먼저 미드필더들의 부조화가 눈에 거슬렸으며 상대의 강한 압박을 여유 있게 풀 수 있는 경기 경험이 풍부한 인재의 등용이 절실해보였다.

특히 조광래 감독은 인재를 육성 할 것인지 아니면 인재를 발굴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 다양한 인재 등용을 통해 선수들의 능력을 조합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으나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갖고 팀 전술을 치밀하게 완성해 나갈 것을 기대해 본다.

 강영철(성균관대학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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